"긴 스크롤 주의보"

이전의 암스테르담 여행기에서 이어집니다. 안 보신분은 이곳을 클릭!



 
암스테르담을 떠나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하게 곳은 이스라엘.
테러리스트들의 넘버 타겟인 나라답게 과연 보안검색의 정도가 남달랐다.

 

공항에서 이스라엘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도 전부터 보안검색은 시작되었다. 보안요원으로 보이는 사람 두명이 짐을 샅샅히 뒤지는 것은 물론, 승객들의 여행목적과 계획에 대한 질문공세를 퍼부어댔다. 이스라엘행 비행기를 타시는 손님들은 4시간 전에 공항에 오라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

 

매의 눈초리를 요원 한사람이 나에게로 다가왔다. 그러더니배낭은 물론, 카메라 가방과 재킷 주머니까지 샅샅이어봤다. 소지품 검색이 끝나자 이제는 질문공세가 시작. 마치 압박면접을 당하는 기분이다. 

하긴 내가 봐도 왜 내가 수상해 보일지 이해가 간다. 혼자 여행하는 데다가, 뚜렷히 목적지가 정해진 것도 아니오, 그렇다고 특정 호텔을 예약한 것도 아니라, 바람따라 물따라 이스라엘에 있는 종교성지들을 둘러보겠다고 하니 당연히 관심을 끌 수밖에...

 
그러나 가장 난관은 이런 질문들이 아니었다.

아시다시피
, 나는 이전에 터키와 시리아를 다녀왔다. 이중 터키와 이스라엘은 사이가 그럭저럭 괜찮지만, 시리아와는 이전 중동전쟁 이후부터 골란고원을 둘러싼 영토문제로 아직도 적대관계에 있다. 시리아는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으며, 이스라엘을 방문한 흔적이 있는 모든 여행객에게 비자발급을 불허한다.
 


 

다행히도 이스라엘에서는 시리아를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비자발급을 거부하는 아니지만, 그래도 적성국가를 방문한 여행객들에게는 눈에 쌍심지를 켜고 이중삼중 보안검색을 한다. 

 

아닌게 아니라, 여권을 들춰보던 보안요원의 얼굴이 순간 찌푸려졌다.
느낌상으로도 왜인지 알수 있었다 여권에 있는 시리아 입국기록을 것이 분명했다.

 

시리아를 다녀오신 적이 있군요.”


걱정이 나머지 보안요원에게 물어봤다.

 

저기... 혹시 시리아 갔다온것 때문에 이스라엘 입국시 문제될까요?”


돌아온
답변은 사무적으로 냉정했다.

 
소지품 여권 검사에 통과하셨으니 항공기 탑승은 허가됩니다. 그렇지만 구리온 공항에서 입국허가를 받으실수 있으실지의 여부는 전적으로 이스라엘 정부의 소관입니다.”

 

 

비행기 탑승 게이트에서 앉아 주위를 둘러보니, 유대인들의 전통복장을 사람들이 보인다.  그중의 몇명은 공항임에도 불구하고 구약성서... 보이는 책을 들고 뭔가 중얼중얼하며 서서 기도를 드리고 있다.  내가 정말로 이스라엘에 가는구나 하고 실감이 난다.  

 

비행기는 날고 날아 구리온 이스라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도착한 시간은 무려 새벽 2 30!
도착하자마자 보안검색이 다시 시작이다. 먼저번의 보안요원에게서 언질을 받았는지, 소총을 여자군인 한명이 비행기에서 내린 사람들 골라낸다. 그러더니 다시 여권검사 질문공세 시작. 숨길 일이 있는것도 아닌이상, 정직하게 답해줬더니 통과시켜준다.



 

        너 혹시 얼굴이 범죄형 아니냐하고 생각하신 분들, 저는 차카게 생겼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관문인 입국심사대!  아니나다를까, 시리아에 다녀온 비자를 보는순간 입국심사대 직원의 얼굴이 굳어진다. 시리아엔 언제, 갔느냐, 이스라엘에는 왔느냐, 이스라엘에 아는 사람은 있느냐, 등등의 질문을 한참 하더니 결국에는 공항 구석에 있는 대기실로 가서 기다리란다….

 

이스라엘 입국심사에 관한 이야기들은 이전에 여러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막상 총든 군인들이 지키는 고문실....비슷하게 생긴 대기실로 들어오니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다.  오만가지 상상을 하며 한 20분이 지났을까….군인 한사람이 대기실로 들어오더니 이름을 호명한다.

 

군인: “Mr. 아침햇빛?”

    : “Yes?”

군인: “Here’s your passport”

    : “???”

군인: “Finished, you can go now”

 

좋은뜻으로 끝났다는 소리이길 기대하면서 여권을 펼쳐보니 이스라엘 입국을 허가하는 도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환전소에서 환전만 조금 한후 공항에서 잽싸게 빠져 나갔다.

 

공항사진은 이것 하나뿐이다... 입국심사대에서 하도 쫄아들었던 후라, 사진을 찍을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게다가 근처에 무장군인들이 ~ 깔려 있어서 꼬투리 잡힐 일은 하고싶지 않았다.

공항을 빠져나왔을 때의 시간은 약 새벽 4시경. 인터넷에서 알아본 정보로는, 버스는 새벽 6~7시가량이나 되어야 운행하기 시작한단다.

 

게다가, 내가 도착한 날은 안식일이다. 기독교는 일요일을, 이슬람은 금요일을 성스러운 날로 지정한 반면에, 유대교의 안식일은 금요일 해질무렵부터 토요일 해질무렵 까지다.  (유대교의 하루는 해질무렵부터 시작한다.)

 

너희는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는 계명을 지킨다는 취지하에, 이 시간동안은 버스도 기차도 다니지 않으며, 문을 연 가게도 식당도 없다. 게다가, 말이 좋아 금요일 해질무렵…” 이지 실제적으로는 많은 상점들이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아침까지 문을 닫는다. 

 

그러니까 오늘 오전내에 숙소까지 안착하지 않으면 꼼짝없이 공항에서 안식일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게 되는데.... 그러긴 싫다.

 

다행히 공항 3층에 있는 여행자정보센터에 물어보니, 버스나 기차는 운행하지 않지만 개인들이 운영하는 미니버스들은 24시간 연중무휴로 안식일에도 운행한다고 한다.   


미니버스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이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 길에 돌아다니는 사람의 거의 90% 가 밑의 사진에 나온것같은 전통복장을 하고 있다. 몇몇 사람들은 아예 두루마기까지 둘렀다. 과연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것 같다.

마침내 예루살렘에 도착내가 버스에서 내린곳은 예루살렘 성문중 다마스커스 ’밖 길거리였다.

 

버스에서 내린곳동부 예루살렘이라고 불리우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밀집지역이다. 멀리 표지판에 베들레헴 (Bethelehem)” 이라고 쓰여진 것이 보인다 (제일 표지판).

 

예루살렘 성에는 문이 6 있다. 여기서 나를 태운 미니버스가 내려준 곳은 다마스커스 문이다. 시리아를 향해 북쪽으로 난 문이라 하여 다마스커스 문이라 불리며, 여기 근처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운영하는 저가 호스텔들이 밀집해 있다고 한다.

위의 사진 바로 맞은편, 다마스커스 성문 . 저녁즈음에는 장사치들과 호객꾼들로 난장판이 된다...

 

예루살렘은 예루살렘 성과 바깥지역으로 나누어진다. 예루살렘 성안은 구시가지 (Old City) 불리우고, 예루살렘 바깥은 근래에 지어진 신시가지 (New City) 불린다

예루살렘 박물관에서 찍은 구약시대의 예루살렘 모형.

 


 

드디어 예루살렘성 안으로 입장!  대망의 순간이요, 감격의 시간이다.....하며 천국입성하는 기분으로 들어가려는 ,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

 

사람들이 다들 성문밖으로 나가고 있지? 그리고 가게들은 안식일에 문을 닫은거야?  여긴 이슬람교도 거주지역이 아니었나?

다들 성밖으로 나가고 있잖아?

어찌된걸까…. 사람들은 나가고 길가에는 고양이새끼 한마리조차 보이지 않는다. 한술 떠서 여기는 유대인지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간판이 히브리어가 아닌 아랍어로 써진 봐서는 이슬람교도 거주지역이 맞는데?

그리고... 느끼는 것이지만 거리가 엄청나게 더럽다. 내려진 상점 셔터에는 오물과 광고를 붙였다가 흔적들이 너덜너덜하게 남아있다. 바닥에 깔린 타일에는 뱉은 껌이 널려있고 이따금씩 보이는 붉은 페인트로 휘갈긴 낙서는 성지가 아니라 폐허 있다는 느낌을 팍팍 준다.

기억으론, 80년대 남대문 시장이나 동대문 시장의 뒷골목도 이렇게 더럽진 않았다. 게다가, 사진에서 보이듯 가게 지붕들이 하늘을 가리고 있어 빛이 들어오지도 않는다.

사람도 없어... 길은 오물투성이... 게다가 어두컴컴해...
아아아이것이 내가 바라던 성지 예루살렘이었던가... 유령도시 같아...

 

장엄하고 거룩한 예루살렘은 역시 영화.... 아니 성경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인가....

현실은 이렇다는...

순간적으로 절망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 그래도 일단 묵을 곳부터 찾아야한다는 생각에 가이드북에 나온 호텔 한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길은 이리 꼬불꼬불한지... 그리고 빛이 안들어와 터널속을 통과하는 같다. 길에는 표지판이 있긴 하지만, 붙여논 오래되어 너덜너덜하고 가끔씩 빠진 글자도 보인다. 여기서 호텔까지의 길을 찾아간다는 동굴속에서 출구를 찾는거나 마찬가지...

 

 

마침 지나가던 청년을 발견, “ 자잇길이 어디 있는지 물어봤다. 자기를 따라오란다.  

친절한 청년이군... 하던 차에 청년이 날린 한마디.

 

“얼마줄래?”    


결국 이야기였군.... 예루살렘에 도착하자마자 돈을 뜯길순 없다. 도움을 거절하고 홀로 방황하는 쪽을 택했다.

 

  

예루살렘의 길들은 바둑판처럼 짜여진 서양식 길거리에 익숙해진 나에게는 게임속에 나오는 던전에서 모험하는 만큼의 공력을 요구했다. 도시 지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묵었던 호텔까지 오는 길을 예루살렘을 떠나는 그날까지도 모르겠더라... 분명히 똑같은 길로 되돌아 간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끝까지 오면 엉뚱한 곳에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거의 이런 기분...

 


어깨에 있는 배낭은 점점 무거워져 오고... 기분이 점점 더러워져 갈때 눈앞에 나타난 호텔 하나! 원래 갈려던 호텔은 아니었지만, 지쳐서 돌아다닐 기분이 나지 않았기에 그냥 들어갔다. 이때 시간이 아침 8 30. 거의 한시간 반을 길찾느라 뺑뺑이 셈이다.

들어가서
호텔 로비를 보니, 어라? 생각보다 깨끗하다. 그리고 호텔 문에는 인터폰 장치가 되어있어 잡상인이나 길고양이가 (= 벼룩) 들어올 염려도 없다. 데스크의 직원에게 가장 방을 달라고 하자 4-6인이 함께쓰는 기숙사방을 준다. 그러나 나를 감격시킨 것은 다음의 한마디였다.

 

아직 시간있으니 올라가서 아침식사 먹어라. 매일 7시에서 9시까지야.”

 

원래 아침식사는 호텔에 하룻밤 묵고난 다음날 아침... 주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여긴 오자마자 그냥 먹으라네? 안그래도 가게들이 문을 닫아서 밥먹을 걱정이 태산같던 차에 잘됐다 싶어 짐도 안풀고 냉큼 올라갔다.

 

헛.....부페식이닷!!!!

  

중동식 아침식사라면 전에 시리아에서도 질리게 먹은 있으니 익숙하고... 매일 빵을 먹는것도 나로써는 문제가 없으니 다행이다.

: 쿠브즈 (또는 피타) 라고 하는, 팔레스타인/요르단/레바논 지역 사람들의 주식.

허머스: 병아리콩을 삶아 곱게 갈은후, 참깨 갈은것과 올리브 오일, 레몬주스를 섞어 만든다. 빵에 찍어먹거나 고기/샐러드에 드레싱 대용으로도 쓰인다. 맛은 시큼짭쪼름하면서 기름지다...

 

: 같아 보이는 저것은 돼지고기가 아니다. 어묵/칠면조 비슷한 .

그외: 삶은 달걀, 올리브 피클, 토마토 썰은것, 치즈, 홍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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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퀴즈를….

 

사진에 나온 음식들을 보고 호텔 주인의 종교가 아닐것으로 여겨지는것은?    
(
주인이 독실한 종교인이라는 전제하에)

 

        1.    유대교

        2.    기독교

        3.    이슬람

        4.    가톨릭

 


신명기 14 21절에 보면 “[…] 너희는 염소 새끼를 어미의 젖에 삶지 말지니라.하는 구절이 있다. 구절에 근거하여, 유대교 종교학자들은 육류와제품 (치즈, 우유등) 함께 먹지 말라라는 좀더 일반화된 해석을 내놓는다.

육류 (햄) 과 치즈가 한 식탁에 있는 걸로 봐서, 주인은 아마도 유대교도가 아닐 것이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요르단계 무슬림)

 

혹시 네가 그렇게 한접시에 담아왔으니까 그렇지하시는 분들을 위해 보충설명드리면 유대교에서는 같은 접시에 담겨 있건 아니건 유제품과 고기를 식탁에서 먹을 없다. 예를 들어 고기를 아침에 먹었다면 유제품은 먹은 고기가 위장에서 내려간 3-6 시간 후에나 먹을수 있게 된다.

 

또한 구절에는 유제품을 조리한 식기로 고기요리를 조리하지 않는것도 포함된다. 독실한 유대교인들 중에는 아예 주방을 곳으로 나눠 한쪽은 유제품, 다른쪽은 고기요리 전용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는...

내 사랑하는 치즈버거도 금기식품이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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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터지게 먹은후 숨을 돌릴만한 여유가 생겨 짐을 들고 내방에 내려가 보니말이좋아 6인용 방이지 사실 그방에 묵는 손님은 나밖에 없었다결과적으로 독방을 쓰는거나 마찬가지!

샤워를 한후, 구시가지를 간단히 둘러보기로 했다.

호텔 옥상에서 내려다본 구시가지. 금색 지붕을 모스크는 이슬람의 창시자 마호메드 알라의 명으로 하늘나라 구경을 다녀왔다는 곳이다.
 

자파 성문 근처.

빵파는 사람.
 

예루살렘의 약국

성벽길을 걸어가는중, 미국인으로 보이는 두명의 관광객이 보여  상점들이 문을 닫았나 물어보자 이번 주말이 유대교의 안식일인 동시에 이슬람교의 명절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기독교도 지역의 상점들만 문을 열었다는 이야기.

 

이것도 나중에는 노하우가 생겨 식사를 해야겠거나 긴급히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일요일 = 유대교 또는 이슬람 구역으로 간다.                   (기독교 휴일)

토요일 = 이슬람교 또는 기독교 거주지역으로 간다.       (유대교 휴일)

금요일 = 기독교 지역으로 도망간다.                                  (이슬람교 + 유대교 휴일)

 

하는 생존 전략을 수립했다.

 

길고양이들.... 이거 무서운 존재들이다.
호텔에 길고양이가 들어와 설친다면 호텔에는 벼룩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예전에 학생시절 인턴으로 일하기 위해 다른 도시로 6주간 이사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6주동안만 아파트를 렌트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지라 그냥 아무데나 아파트를 구했는데... 악몽은 밤에 터졌다.

 

침대도 없어 비닐 돗자리 비슷한 위에서 자고 있었는데, 새벽 두시경 자다 몸이 근질근질해서 눈이 떠지니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밤이라 아주 조용했음)

 

타닥... 타닥... 타닥....

타닥... 타닥...  타닥...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 불을 켰더니...

 

수십마리의 벼룩이 뛰는 소리다...   그리고 다리에는 빨간 자국 투성이...

 

타닥거리는 소리가... 점점 몸에 가깝게 접근해온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다음날로 이사 나갔다... 이불도 버리고, 옷이란 옷은 죄다 물에 담궜다가 빨래건조기에 넣고 으로 넣고 두시간 동안 돌렸다. 후로도 몇달간이나 밤에 자다 타닥거리는 소리를 듣는 악몽을 꾸었다는 악몽 같은 이야기.

길냥이가 귀엽다고 사람은 누구인가.... 벼룩 수백마리가 우글대는 방에 몰아넣고 문을 잠가 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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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침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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